노래로 꿈꾸는 진정한 독립의 나라 – 안중근 의사 순국 114주년 추모식 공연

2024년 3월 23일 안중근 의사 순국 114주년 추모식 공연
서울 효창원 안중근 의사 빈무덤

이소선합창단은 2024년 3월 23일 토요일 안중근 의사 순국 114주년 추모식에 함께 했다. 합창단 그날도 함께 추모식의 무대에 섰다. 추모식은 안중근 의사의 빈무덤이 있는 효창공원에 마련되었다. 원래 순국일은 3월 26일이나 많은 사람들이 함께 추모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토요일인 3월 23일로 추모식을 옮겼다.

안중근 의사가 하얼빈역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했을 때 의사가 쏜 총알은 대한 독립과 아시아의 평화에 대한 꿈을 담고 날아가 이토의 심장을 꿰뚫고 지나갔다. 때로 독립과 평화가 그렇게 총알에 담긴 꿈과 함께 온다. 의사는 뤼순 감옥에서 일제에 의해 목숨을 잃고 순국했으나 매해 세상 뜬 날 다시 살아나 우리와 함께 한다. 독립한 나라에서 의사의 죽음을 기릴 수 있다는 것은 뜻깊은 일이다. 그러나 올해의 추모식은 의사의 순국을 기리는 한편으로 윤석열에 대한 성토의 장이 되었다. 독립한 나라의 대통령이 대일 굴종외교로 의사가 염원했던 독립의 꿈을 크게 훼손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주권 회복으로 독립은 되었으나 진정한 독립은 자주 위협받는다. 의사가 순국한 날에 더욱 마음을 가다듬게 되는 이유였다.

이소선합창단과 합창단 그날은 모두 세 곡의 노래를 불렀다. 첫 곡은 <나 하나 꽃 피어> 였다. 노래는 “나 하나 꽃 피어 풀밭이 달라 지겠냐”는 회의로 가득 찬 태도로 시작된다. 사회에 흔히 퍼져 있는 시각이기도 하다. 노래는 “내가 꽃을 피우고 너도 꽃 피우면 결국 풀밭이 온세상 풀밭이 꽃밭 되는 것이 아니겠느냐”는 반문으로 그 회의의 태도를 뒤집는다. 노래는 하얼빈에서 이토를 사살하며 제국주의 심장을 꿰뚫은 안중근 의사의 총탄이 사실은 꽃밭을 꿈꾼 한 송이 꽃의 다른 모습이라고 알려준다. 총알의 끝에서 이토가 쓰러질 때 그가 짓밟고 섰던 식민의 땅에서 독립의 꽃이 싹을 내민다. 우리는 알고 있다. 우리가 지금 독립의 꽃으로 가득한 땅에서 살고 있다는 것을.

두 합창단이 목소리를 모아 부른 두 번 째 노래는 <만주출정가> 였다. 노래는 “그 멀고 어두운 세월이 흘러 산하의 이름없는 풀꽃도 잊었노라”는 말로 시작된다. 우리가 풀꽃들이 잊어버릴 만큼 오랜 세월 병탄의 시간을 살아야 했음을 알려준다. 그러나 풀꽃들은 잊어도 만주에서 독립을 위해 싸우던 선조들은 조국을 잊지 못했다. 그래서 떠난 이 땅이 “불망의 조국 불망의 조국”이 되었다. 한 때는 그렇게 “총칼을 들고 나가” 잊을 수 없는 우리 조국의 해방을 위해 싸워야 했다. 그때는 독립군가가 독립을 위한 싸움을 앞두고 의지를 일으키는 노래였지만 오늘에 부르는 노래는 독립된 나라를 잘 지키겠다는 또 다른 의지로 이어진다. 오늘 불러도 그것은 여전히 과거의 노래가 아니라 오늘의 노래이다.

세 번째 노래는 두 합창단과 추모식 참가자들이 모두 함께 불렀다. 추모식에 자리한 모두의 노래가 된 곡은 <독립군가>이다. 노래는 독립군을 가리켜 “삼천만의 우리 동포들 건질 이”이며, “정의의 날센 칼”로 싸움에서 “이길 이”이며, “악독한 원수 무리 쓸어 몰아”내고 조국을 “빛낼 이”라고 말한다. 잠시 자리의 모두가 독립군이었다. 의사가 총알에 실어 이토를 쓰러뜨리며 꾸었던 꿈이 이제는 노래에 실어 선거 때 행사하는 한 표로 꿈꿀 수 있는 나라가 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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