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선합창단은 2024년 2월 7일 수요일 서울노동권익센터의 임금후퇴 노예계약 저지투쟁 결의대회에 함께 했다. 집회는 서울시청 앞 광장의 동편에서 열렸다. 집회에 모인 노동자들은 자신들이 처한 부당한 현실을 집회의 명칭 속에 든 임금후퇴와 노예계약이란 말로 요약하고 있었다. 이 문제를 해결해야할 책임은 서울시에 있지만 서울시는 그 책임을 수탁기관에 미룬채 책임을 회피하며 대화 요구에 응하지 않고 있다.
이소선합창단이 노동자와 연대할 때는 세 가지로 연대가 이루어진다. 첫 연대는 인원으로 나타난다. 합창단은 인원이 많다. 집회에선 인원의 영향력이 막강해진다. 합창단은 노래를 부르기도 전에 그 인원으로 이미 연대의 현장을 충만하게 해준다.
합창단의 두 번째 연대는 노동자의 투쟁에 공감하는 마음이다. 단순히 인원 수를 채우는 연대만으로도 집회에선 큰 힘이 되지만 합창단은 그에 그치지 않고 뜨거운 마음으로 노동자들의 주장에 귀를 기울이고 전적으로 공감하며 지지를 보낸다. 합창단의 이진희 단원은 나중에 “조그만 힘이라도 보탤수 있어서 오히려 고맙고 힘받고 왔다. 이 추운 날씨에 투쟁하는 만큼 원하는 결과를 가져왔으면 한다! 항상 함께하겠다, 투쟁!!”이라고 말했다. 합창단 모두의 마음을 대변하는 말이다.
이소선합창단의 연대는 인원과 마음의 연대에 이어 노래의 연대로 계속된다. 노래는 합창단 연대의 정점이다. 합창단은 연대의 마음을 노래에 실어 전한다. 합창단이 부른 첫 번째 노래는 <산디니스타에게 바치는 노래> 였다. 노래는 “침묵과 어둠과 싸우는 이 한 알의 빛덩이”가 바로 합창단이 연대하고 있는 노동자들의 투쟁이라고 말한다. 그 싸움이 가져올 미래는 “평화로운 영혼이 피땀의 찬란한 꽃으로 피어”나는 새세상이다. 책임있는 자들이 그 책임을 회피하며 뒤로 숨는 일은 더 이상 불가능한 세상일 것이다.
두 번째 노래는 <나를 일으킨 친구> 였다. 노동자들은 싸움이 힘들다는 것을 알고 있다. 싸움 앞에선 노동자들이 쓰러질 때도 있고 질 때도 있다. 그러나 노래는 이 투쟁에선 친구의 쓰러짐이 우리를 일으킨다고 말한다. 패배라는 말은 지워진다. 왜냐하면 그 패배가 끝이 아니라 쓰러짐에서 패배라는 말을 지우며 다시 일어서는 노동자가 끊임없이 이어지며 이 싸움을 계속해가기 때문이다. 노래는 이 사태의 책임을 진 숨은 자들에게 대한 경고이기도 하다. 숨어서 회피한다고 노동자들이 포기하지 않는다는 것을 노래가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앵콜이 나왔고, 합창단은 앵콜곡으로 <단결한 민중은 패배하지 않는다>를 불렀다. 노래는 “단결한 민중은 패배하지 않는다”를 구호로 외치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냥 외치는 것이 아니라 합창단의 테너와 베이스가 단결한 목소리로 외친다. 그 구호가 노래를 불러온다. 구호가 불러온 노래는 “노래하라 우리의 승리를”이라고 말한다. 합창단이 노래를 부를 때 노래의 앞에는 단결한 노동자들이 앉아 있다. 승리의 가장 큰 토대가 될 단결한 노동자들이다.
합창단은 끝까지 집회에 함께 하진 못했다. 수요일은 합창단의 연습이 있는 요일이기 때문이다. 인원과 마음, 노래로 연대의 시간을 함께한 합창단은 연습실로 이동하여 연습을 하고 이 날의 일정을 마쳤다. 더 다듬어진 노래로 다음 연대를 기약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거리에서 노동자의 투쟁에 노래로 함께 하는 이소선합창단의 연대를 계속된다.
2 thoughts on “숨은 책임자들이 없는 세상을 위한 노래 – 서울노동권익센터 임금후퇴 노예계약 저지투쟁 결의대회 연대 공연”
몸도 춥고,
마음도 춥고,
시청 광장 동편도 어두웠지만,
이 시간의 기록이,
현장을 담은 풍경들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라고 마음에 작용을 격려하네요.
고맙습니다. _HAX
현아님도 고생많으셨어요. 설 잘보내시고 또 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