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선합창단은 2024년 6월 10일 월요일 6.10 민주항쟁 37주년 시민기념식에 함께 했다. 기념식은 서울의 덕수궁 옆에 자리한 성공회 대성당에서 있었다. 6월 항쟁은 군사독재를 몰아내고 대통령 직선제를 되찾아 옴으로써 민주주의의 중요한 토대를 닦은 기념비적 사건이었다. 하지만 대통령을 직접 뽑을 수 있다는 것이 곧 민주주의의 완성을 보장하는 것이 아니었음을 우리는 실감해야 했다. 기껏 이룬 직선제였지만 민주 진영의 분열로 군사 반란 세력에게 정권을 다시 넘겨주어야 했고 선거로 민주 진영의 후보를 대통령으로 뽑기까지는 몇 번의 기회를 놓치는 아쉬움이 있었다. 선거를 통해 민주 진영으로 너머왔던 정권은 근래에 들어와 민주적으로 거의 독재자에 다름 없는 후보를 대통령으로 뽑는 우를 범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깨달아가고 있다. 민주주의가 직접 뽑는다는 것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잘 뽑거나 잘못 뽑은 대통령을 쫓아낼 수 있어야 이루어진다는 것을. 그리하여 6.10 항쟁을 기념하는 자리는 직선제 쟁취를 기념하는 한편으로 쫓아낼 수 있는 민주주의로의 한 단계 도약을 꿈꾸는 자리가 되었다.
이소선합창단은 모두 세 곡의 노래로 유월 항쟁의 의미를 되새겼다. 첫곡은 <동지를 위하여> 였다. 노래가 “머물 수 없는 그리움으로 살아오는 동지여”라고 동지를 불렀을 때 그 동지는 물론 유월 항쟁에서 뜻을 함께 했던 동지이다. 우리가 그 동지와 함께 “터진 물줄기로” 함께 가고자 했던 것은 “해방의 거리” 였다. 이제 그 해방의 거리는 뽑아서 이루는 것이 아니라 쫓아내서 이루는 거리로 바뀌어 있었다.
합창단이 이어서 부른 두 번째 곡과 세 번째 곡은 <유월의 노래>와 <그날이 오면>이었다. <유월의 노래>는 그날의 노래이다. 그날 사람들은 “오직 맨주먹”으로 일어서 “독재타도 민주쟁취”를 “하나 된 소리”로 외쳤고, 그 소리로 “민주와 해방의 나라 이뤘다.” 직선제가 가져온 날이었다. 그러나 그날이 민주주의의 완성이자 끝은 아니었다. 이어 부른 <그날이 오면>의 그날은 “드넓은 평화의 바다에 정의의 물결 넘치는” 날이다. 남북이 화해의 길을 걷고 공정이 대통령을 포함한 모두에게 적용되는 날일 것이다. 그날은 오는 듯 했으나 윤석열 정권 들어와 그날은 우리의 현재로부터 멀어지고 말았다. 노래는 이 유월에 다시 그날을 꿈꾸고 있었다. 또다른 도약의 민주주의를 위한 꿈이다.
2 thoughts on “또다른 민주를 꿈꾸는 유월의 노래 – 6월 항쟁 37주년 시민기념식”
성당에서의 합창은 울림이 다른 것 같아요! 천정이 높고 둥글기 때문일까요? 거룩이 있기 때문일까요?^^ 성당의 건축양식과 구조, 그리고 시간의역사가 주는 노래의 앙상블이 여느 때와는 또 다르게 울렸던 것 같아요^^
글과 사진의 소중한 기록! 감사합니다! 동원작가님!^^
아마도 제주도에서 부상을 마다않고 올라와준 한 배우의 마음도 그 다름에 크게 한몫하지 않았을까 싶어요. 마지막 노래가 또다른 그날을 불러다 줄 것만 같았어요. 고맙습니다.